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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43

정말로 사랑한다면 - 사랑에 관한 시 모음 (2)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 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빛 나무 나도 별 닦는 나무가 되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주면 안 되나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은 나를 -별 닦는 나무, 공광규 출처: 시집 《담장을 허물다》 (창비, 2013)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2023. 3. 17.
사랑하는 이들에게 - 사랑에 관한 시 모음 (1) Tough nurtured like the asiling moon In beauty's muderous brood, She walked awhile and blushed awhile And on my pathway stood Until i thought her body bore A heart of flesh and blood But since i laid a hand thereon And found a heart of stone I have attempted many things And not a thing is done, For every hand is lunatic That travels on the moon She smiled and that transfigured me And left me but.. 2023. 3. 15.
봄의 언어 - 봄 시 모음, 봄 시 세 편 (3)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트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어진다 산수유나무가 농부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 끌어 모으면 벌써 노란 좁쌀 다섯 되 무게의 그늘이다 -산수유나무의 농사, 문태준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꽃들아 안녕, 나태주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1, 나태주 '꽃 사세요. 꽃 사세요!' 봄이 되어 학생들의 노랫소리.. 2023. 3. 8.
봄날의 애상 - 봄 시 모음, 봄 시 세 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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