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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43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건대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스 돌려주다 사람들은 왜 기를 쓰고 돈을 모으려고 할까? 아마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돈이 필요할까? 아마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불편한 것들이 참 많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이 돈이 없다면 어려워진다. 역설적인 것 같기도 하다. 의, 식, 주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본질적인 요소인데, 이들이 돈이 없으면 어려워진다는 것이 말이다. 돈이 없더라도 이네들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영위해야 할 것들이 아.. 2022. 11. 25.
지금은 우리가, 박준 그때 우리는 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 별들에게 비켜주었다 새벽의 하늘에는 다음 계절의 별들이 지나간다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 지금은 우리가, 박준 말의 밝기 세상의 모든 것들은 빛을 낼 수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하나 인용하고자 한다. 천양희라는 시인인데, 나는 그녀의 '참 좋은 말'이라는 시도 참 좋아한다. 그녀의 시 '그 사람 손을 보면'에서는 어떻게 모든 것들에게서 빛이 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 2022. 11. 21.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유하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리라 바람도 찾지 못하는 그곳으로 안개비처럼 그대가 오리라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모래알들은 밀알로 변하리라 그러면 그 밀알로, 나 그대를 위해 빵을 구우리 그대 손길 닿는 곳엔 등불처럼 꽃이 피어나고 메마른 날개의 새는 선인장의 푸른 피를 몰고 와 그대 앞에 달콤한 비 그늘을 드리우리 가난한 우리는 지평선과 하늘이 한 몸인 땅에서 다만 별빛에 배부르리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빗방울처럼 그대가 오리라 그러면 전갈들은 꿀을 모으고 낙타의 등은 풀잎 가득한 언덕이 되고 햇빛 아래 모래알들은 빵으로 부풀고 독수리의 부리는 썩은 고기 대신 꽃가루를 탐하리 가난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란 오직 이것뿐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지평선과 하..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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