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소개

서시, 윤동주 (내면 고백 시, 성찰 시)

by 짙음새 2023. 5. 9.
SMALL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호연지기는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이라는 뜻입니다. 정약용은 이를 얻기 위해서는 거짓을 말하지 않고, 부끄러운 마음이 일절 없어야 된다고 하였지요. 즉, 지와 행이 합일이 되었을 때 호연지기는 자연스레 나오는 맑은 기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한 마중물로 보아야 옳다고 하겠습니다. 즉, 부끄러운 마음을 배운 후에라야 그것을 고치려는 행동이 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부끄러움은 옳지 못한 것을 행할 때, 양심이 스스로를 꾸짖으며 생기는 감정입니다. 즉 잘못된 것을 아는 것이 부끄러운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자랑스레 거짓을 가르칩니다. 부와 권력이 새롭게 올바름을 규정하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뉴스를 보면 답답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언론 또한 집권 세력의 입맛 따라 조정되고,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의 개념으로 살필 수도 있겠습니다. 복제된 것이 어느 순간 사실이 되어 힘을 얻습니다. 그런 거짓을 양산하는 것은, 거짓 또한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거짓을 거르는 섬세한 장치는 없습니다. 다만 조회수와 시청 시간에 따라 광고를 많이 볼 수 있게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그 태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 홍수의 사회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을 찾아낸다는 것은 정말로 반가운 일입니다. 그는 거짓을 꿰뚫을 수 있고, 옳지 못한 행동에 대해 일말의 자책이라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윤동주 또한 당대에서 생산되던 친일 담론들이 있었음에도 그에 동조하지 않은 맑은 청년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지요. 일제 강점기에 크게 저항하지 못한 것에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부끄러운 내면 고백으로 끝맺지 않습니다. 그는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며 다짐합니다. 과연 나한테 주어진 길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양심에 맞게 살아가는 것, 즉 진실한 실천들로 선을 메우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옳음을 알기에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잘못된 앎으로 자신이 옳다 착각하며 뻐득대기 전, 참된 선으로 나아가기 위해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화상, 윤동주 (성찰 시, 일제강점기 시)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

kowriter30.com

 

 

침묵, 이해인 (언어 시, 사랑 시)

침묵 이해인 진정한 사랑의 말이 아닌 모든 말들은 뜻밖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많고 그것을 해명하고자 말을 거듭할수록 명쾌한 해결보다는 더 답답하게 얽힐 때가 많음을 본다 소리로서

kowriter30.com

 

 

듣기, 이해인 (이해 시, 소통 시, 경청 시)

귀로 듣고 몸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고 전인적인 들음만이 사랑입니다 모든 불행은 듣지 않음에서 시작됨을 모르지 않으면서 잘 듣지 않고 말만 많이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네요 아침

kowriter30.com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