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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

『회복기』허은실 (회복기 1, 꾸다 만 꿈)

by 짙음새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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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여행을 갔습니다. 소소한 책방이라는 곳에 들렀더니 '숨겨둔 책'이라고 포장된 시집을 팔고 있었지요. 소개하는 글귀에 '이 책은 앓고 난 후, 조금씩 나아지던 기분 좋은 가벼움'이라 쓰여 있었습니다. 글귀가 맘에 들어 무턱대고 구매를 했지요. 포장지를 벗겨내니 '회복기'라는 시집이었습니다. 

 찬찬히 읽어내다 보니 소개했던 글귀보다는 내용이 무거웠습니다. 평론가(선우은실)의 말처럼 이 시집에는 사회적 사건들을 다룬 내용들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못난 모습들이 시를 통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회복기라는 시집의 제목이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왜 회복기일까?

 '회복기 1'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 겨우 쓸 수 있을 것 같아 / 두 마음은 왜 닮은 것인지 // 무너진 꽃자리 / 약이 돋는다'. 용서할 수 있는 것과 겨우 쓰는 것이 어떤 면에서 닮았을까요. 

 어쩌면 회복이라는 것은 자신의 상태를 다시금 돌리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려놓음으로써 진실 앞에 놓일 수 있는 겸손이지 않을까 합니다. 증오를 내려놓고, 진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이파리를 틔워낼 수 있습니다. 진실을 숨기기 바쁜 현대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존재하는 일은 피곤해요 (···)
전구의 죽음은 잘못 산출된 불안정한 저항값

-Ω, 패턴과 방향

 

 

한 번 살기 위해 계속 피어 있는 것과

계속 살기 위해 한 번 지는 것

 

무엇이 먼저였나 (···)

 

닿지 않는 곳이 가렵다

-꾸다 만 꿈

 

 

짧은 잠을 자고 간

누군가의 머리 냄새

이제 그만 시들어도 될까

나는 너무 급하게 늙었어

-「물려 입은 잠

 

 

 

 

바다가, 허수경 (바다 시, 사랑 시)

바다가 허수경 깊은 바다가 걸어왔네 나는 바다를 맞아 가득 잡으려 하네 손이 없네 손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손이 없어서 잡지 못하고 울려고 하네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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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이해인 (이해 시, 소통 시, 경청 시)

귀로 듣고 몸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고 전인적인 들음만이 사랑입니다 모든 불행은 듣지 않음에서 시작됨을 모르지 않으면서 잘 듣지 않고 말만 많이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네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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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 모음 (입 속의 검은 잎, 엄마 걱정)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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