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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2

신경림 시 모음 (가난한 사랑 노래 외 2편)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서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2023. 4. 30.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희망 시, 의지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꽃과 사랑, 꽃과 삶이 유사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시인은 시에서 꽃은 사랑처럼 흔들리면서 그리고, 삶과 같이 젖으며 피어난다고 말한다. 흔들린다는 것은 주위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용기가 있는 것이다. 듣지 않는 자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마음 또한 들음으로써 흔들린다. 그래서 흔들린다는 것은 귀한 일이다. 시인은 여기서 흔들리는 속성을 사랑에..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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